계절세(Cryocene): 5,000~7,500만년기
카나리아가 세리나에 도입된 뒤 5천만 년이 지났고, 세상은 이미 테라포밍 이후 수천만 년에 걸친 평균 기온의 하락과 사막화로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기초세가 계절세로 바뀌면서 5,000만 년 만에 가장 추운 기후를 맞이했습니다. 세리나는 이제 거대한 눈덩이가 되었으며, 세리나 면적의 최소 절반에 달하는 영역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존재합니다. 북극점과 남극점 인근에서는 생명체가 거의 살지 못하게 되었지만, 열대지방에서 극지방 절반 정도까지의 구역은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따뜻하고 온화하기에 생물이 살 수 있습니다. 스트리아타, 월테리아, 카리이 세 대륙은 세리나 동쪽에서 충돌한 결과 적도에 걸쳐진 하나의 대륙으로 합쳐졌으며 양쪽 극지방까지 뻗어 있습니다. 서쪽의 안치스카 대륙은 북쪽과 남쪽, 두 개로 분리되었으며 북쪽 대륙은 북극권으로, 남쪽은 스테블란디어 대륙과 충돌해 거대한 남방 대륙을 형성하는데 이 대륙의 북쪽은 적도에 걸쳐 있습니다. 키란 제도는 달의 본초 자오선에 위치해 있으며, 혹한의 시대를 살아가는 생명체에게 가장 살기 적합한 장소입니다.
혹한의 환경은 기초세 초기 등장했던 난태생 땅기러기의 부흥을 촉진시켰습니다. 이들은 혹독한 겨울이 있는 지역에서 다른 새들보다 번식에 유리했고, 그 결과 적도에서 멀리 떨어진 대부분의 지역에서 우점종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알을 따뜻하게 품어야 한다는 제한에 속박되지 않으면서, 방치된 알이 순식간에 얼어붙을 정도로 추운 초봄에도 번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초원에서 풀을 뜯던 새들은 이제 계절에 따라 이동하며 일부는 항상 여름 태양을 따라 이동합니다. 한편 대형 초식동물이었던 무리들은 다른 생태지위와 먹이에 특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육식 카나리아의 주류였던 스카이크와 그 친척들은 열대지방으로 밀려났고, 새롭게 진화한 육식 땅기러기들이 겨울이 긴 지역에서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들은 크기 다양성이 매우 커졌으며, 특히 북쪽 혹한지에 사는 종들은 덩치가 작아졌으며 추위를 견디기 위해 굴을 파는 습성이 생겼습니다.
하늘을 나는 새들은 혈연관계가 없는, 지구의 날지 못하는 새들과 비슷한 형태로의 수렴 진화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까마귀나 어치를 닮은 높은 지능의 새들, 올빼미 같은 야행성 포식자들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육식성 매카나리아들이 전 세계적으로 넓게 퍼져 있습니다. 하지만 5천만 년이 지났음에도 많은 카나리아들이 원시적인 조상의 기본적인 체제(體制)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도마뱀이 아직 최초의 이궁류를 닮았고 주머니쥐가 최초의 포유류와 유사한 것처럼, 일반적인 핀치의 생태지위도 세리나에서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계절세의 시작까지 나타난 조류의 큰 혁신 중 하나는 다양한 수생 조류 계통의 진화입니다. 이들은 여전히 전세계에 퍼져 번성하는. 오리를 닮은 반수생성 조상뿐 아니라 비행 포식자들로부터도 진화했는데, 대표적으로 바다쇠오리를 닮아 물고기를 사냥하는 매카나리아도 있습니다. 펠리카나리아는 가마우지를 닮은 날지 못하는 바닷새 부류로, 해상에서 구중육아를 하며 상당히 분화되어 있습니다. 본래 해변에서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진화했던 여러 특징들은 추운 기후에도 적합했습니다. 육지의 땅기러기처럼 체내육아를 통해 저온에서도 원활하게 번식할 수 있었고, 그 결과 번식을 위해 남쪽으로 이동할 필요 없이 극지방의 바다에서 풍부한 먹이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해변으로 돌아와 알을 품을 필요도 없어졌기에 이들은 작은 크기에 머무를 이유도 사라졌고, 이 분류군의 대표적인 종들 중에는 역대 최대 크기의 새들도 있었습니다.
세리나의 물고기들은 그동안 지구의 물고기들과 같은 수준의 다양성에 도달했지만 정확한 조상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구와 달리 이 물고기들의 주류는 여전히 난태생입니다. 그들 중 가장 큰 종들은 자궁에서 태아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태반을 진화시켰고, 복잡한 사회적 행동을 발달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반수생 머드위킷들의 후손도 점점 육지로 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 건조한 환경을 버티지는 못했지만 수중 의존도가 거의 사라졌고, 많은 종들이 숲 바닥이나 정글처럼 건조한 환경에 살아가도록 적응했습니다. 대부분의 종들이 어느 정도 굴을 팔 수 있으며, 겨울잠을 자는 습성과 맞물리면서 겨울에 꽤 춥고 건조해지는 지역에서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눈덩이 세리나의 식물상은 동물상만큼, 혹은 그 이상은 아니더라도 적응했습니다. 오늘날 세리나의 현화식물 주력은 대나무로, 한때 그 영역이 줄어들었지만 개미와 전문적인 상리공생 관계로서 빠르게 공진화를 이루면서 다시 지상 전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개미와 대나무의 공생은 최초의 현화식물의 탄생에 버금가는 꽃 ‘혁명’으로 이어졌습니다. 대나무가 자신을 지켜주는 개미들로 무장하면서 잎을 노리는 동물들을 공격하고, 영양분을 두고 경쟁하는 주변의 경쟁 식물들을 제거하면서 원하는 장소에 뿌리내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진화의 군비경쟁이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초식동물들은 개미의 보호를 받는 기주식물, 그리고 잎꾼개미를 막기 위해 방어 체계를 갖춘 식물들을 먹을 때 개미에게 물리지 않기 위해 안면에 장갑을 진화시켰습니다. 어떤 식물들은 이전까지 다육질이었던 잎을 수십억 개의 미세 규산질 칼날로 바꿨으며, 다른 식물들은 개미로부터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정교한 가시 털을 발달시켰습니다. 세리나는 더 이상 목가적인 초원의 세계가 아닙니다. 이제 식물들은 초식동물뿐 아니라 경쟁자인 다른 식물들과도 싸워야 합니다. 해바라기는 가혹한 건조기후에 맞서 잎을 버리고 다육조직을 발달시킵니다. 해바라기 선인장들은 세리나의 건조지역은 물론 가혹한 북부까지 진출했습니다. 세리나의 타이가에서는 침엽수 대신 키 큰 선인장을 닮은, 평범한 정원 꽃의 후손들이 자랍니다. 이들의 원통형 몸체는 건조한 바람에 강하며, 두꺼운 털 가시층은 방어와 단열에 사용됩니다. 조상의 편린을 엿볼 수 있는 것은 꽃을 피울 때뿐입니다.
한때 열대지방으로 밀려났던 잎꾼개미 혈통은 이제 식물이 있다면 어디든 존재합니다. 이들은 기주 대나무의 줄기와 마디 내부의 공간에서 생활하며 겨울 동안 추위와 포식자로부터 안전하게 월동합니다. 비록 많은 종들이 곰팡이 농사를 포기하고 기주나무를 공격하는 해충들을 주식으로 하지만, 대나무는 줄기 내에서 꿀을 분비해 개미들에게 먹이로 주기도 합니다. 이제 이들의 상호의존성은 극한에 도달했으며, 새 여왕개미들은 더 이상 새로운 군체를 만들기 위해 나무의 묘목을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새 여왕개미들이 독립할 때 나무도 씨앗을 맺게 되면서, 각 여왕들은 직접 씨앗을 하나씩 가지고 떠나 심습니다, 새 여왕개미는 강둑 근처나 산불이 지나간 자리에서 양지바른 토양이 노출된 장소를 찾아 씨앗을 심고, 그 밑에 작은 굴을 파서 산란을 시작합니다. 묘목이 이주할 수 있을 정도로 자라기 전까지, 개미들은 묘목 아래 살면서 침입자로부터 묘목을 보호하고 일개미들이 굴로 가져온 먹이 찌꺼기와 배설물을 뿌리에 비료로 공급합니다. 가을이 가까워져 나무가 충분히 자라면, 군락은 나무 안으로 이사해 겨울을 보냅니다. 군체 하나가 같은 나무에서 수십 년 동안 살 수 있으며, 여왕개미의 수명은 매우 깁니다.
개미의 다양성 확산은 눈에 띄지 않았으며, 개미를 사냥하는 동물들은 다른 종들은 기피하는 이 먹이자원의 이용에 특화된 다양한 계통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개미와 새, 식물 사이에서 끝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https://sites.google.com/site/worldofserina/the-cryocene-50---75-million-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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