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오랜만에 부산 해운대를 방문했다.
그동안 부산에 살면서도 귀찮다고 해운대를 제대로 방문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동백섬 방문하면서 바로 옆에 있으니 한번 같이 방문했다.
그리고 해운대에는 붉은부리갈매기(Chroicocephalus ridibundus)가 많았다.
정말로, 아주, 엄청나게.
원래 여름 해변에 가면 (차이는 있지만) 괭이갈매기가 아주 많은데, 겨울에는 붉은부리갈매기가 대충 그 정도로 늘어난다.
거의 수백 마리씩 수산시장, 해수욕장 등등에 몰려들어서 다른 갈매기를 만나기 힘들 정도로.
그리고 가만히 서 있을 때는 단체로 이렇게 머리를 날개 속에 묻고 있다. 아마 추워서 같은데... 그래서 사진 각도가 잘 안 나오더라.
갈매기 무리를 돌아보던 중 걸음걸이가 이상한 개체가 하나 보였고, 자세히 보니 오른쪽 다리가 잘린 상태였다.
집비둘기들 중에는 발가락이나 다리가 잘린 녀석들이 은근히 자주 보이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오염이나 영양 불균형, 머리카락이나 끈 등에 얽혀서 그렇다는 등 의견은 다양하지만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내 경험상으로는 다리가 망가진 비둘기들은 많이 봤어도 까치나 까마귀 중에 다리가 잘린 친구들은 본 적이 없었다.
보통 바닷새들은 낚싯줄이나 폐그물, 낚싯바늘 같은 물건에 걸려서 다리를 다친다는데, 이 친구도 그렇게 된 것일까?
성치 않은 몸으로도 어떻게든 살아가는 모습이 대단해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해운대 끝부분쯤에서는 과자를 받아먹으려고 엄청나게 많은 갈매기들이 모여있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갈매기들이 가까이 접근해 주면서 꽤나 좋은 구도의 사진들을 여럿 찍을 수 있었다.
바다를 바라보며 두 장 정도 찍었다. 그동안 새 사진만 너무 많이 찍었나... 싶더라.
항구를 거닐다가 통발에서 발견한 거미불가사리. 생긴 건 좀 요상해도 나름 죽은 동물들을 먹어주는 고마운 친구들이다.
기왕이면 살아있는 모습으로 만나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최근에는 바닷가나 물가 근처에만 가도 할미새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꽤나 흔하지만 동정은 어려워서 나도 얼마 전에 매뉴얼을 찾아서 겨우 짐작만 하고 있다.
붉은부리갈매기는 아닌, 재갈매기나 괭이갈매기 같은 친구들이 있는 무리다.
갈매기는 연령대별로 깃털이 많이 달라지는 데다가 다들 비슷비슷해서 구별하기 어려운 새 종류 중 하나다.
PS. 할미새 동정 매뉴얼을 봤을 때 3번 친구는 겨울깃을 띤 암컷 백할미새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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