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일. 그동안 보고 싶었지만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황새를 만나러 예산 황새공원을 방문했다.
황새는 한때 우리나라에서 흔한 텃새이자 겨울철새였지만, 한국전쟁으로 인해 그 수가 크게 줄어든 뒤 1971년 4월 1일 마지막 한 쌍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4월 4일 밀렵꾼에 의해 수컷이 살해당하고 알들도 인근 주민들에 의해 도난당했으며, 마지막 암컷이 1994년 사망하면서 한국에서는 더 이상 황새가 번식하지 않게 되었다.
이에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구 한국황새복원센터)에서는 1996년부터 독일, 일본, 러시아로부터 황새를 들여와 복원 사업에 들어간다.
2015년 9월, 예산에서 8마리의 황새가 처음으로 방사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황새의 방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황새나 호랑이, 고래 같은 생태계에서 생태 피라미드/먹이사슬 최상위에 속하는 생물들을 우산종(Umbrella Species)이라고 부른다.
우산종에 속하는 생물들은 생태계가 안정적인 곳에서만 살아갈 수 있기에 이들을 보호한다는 것은 해당 생물종이 존재하는 생태계, 그리고 그곳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을 보호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황새문화관 건물 앞에서 찰칵. 둥지의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는 황새 부부의 모습을 표현했다.
문화관 내부에 전시된 황새 골격과 박제들. 야생에 방사되었다가 전깃줄에 걸리거나 해서 목숨을 잃은 친구들의 흔적이다. 부디 그곳에서는 푸른 하늘을 마음것 날 수 있기를...
문화관 본관 옆에는 거대한 황새 사육장이 있는데, 이곳은 야생으로 돌아갈 황새들이 머무는 일종의 훈련장이다.
사육장에 머무는 황새들. 사족으로 황새는 외형으로는 암수구분이 불가능해서 연구 시설에서는 유전자 검사를 해서 성별을 알아낸다.
사육장에 그물이 엄청 빽빽하게 설치되어 있다. 안내사 분의 말씀에 의하면 원래 이 정도 수준은 아니었는데, 한밤중에 삵이 침입해서 잠자는 황새들을 죽이는 사고가 난 뒤로 이렇게 되었다고 한다.
혹시나 사육장 개체들이 아닌, 야생에서 자유로이 노니는 황새들을 혹시 만날 수 있을까 해서 주변에 펼쳐진 논두렁을 걸어봤다.
물총새와 고라니도 봤지만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그렇게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황새를 볼 때는 아직 아니라 생각하고, 문화관 옥상에서 설명회를 듣고 있었는데....
인연이 찾아왔다.
황새 한 마리가 높은 하늘에서 문화관 쪽으로 날아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안내사 분의 말씀으로는 이곳에서도 야생 황새를 보기 매우 힘들다고 한다.
비록 기술이 부족해 제대로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이렇게 만난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었다.
마무리로 문화관 주변을 날아다니던 파랑새... 이렇게 황새공원 방문기는 끝이 났다.
'탐조, 탐어, 낚시 및 생물 탐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년 6월 26일 부산 탐어 (0) | 2024.07.27 |
---|---|
2024년 1월 27일 해운대 (1) | 2024.02.17 |
2023년 6월 8일 탐조 (1) | 2024.02.07 |
2023년 3월 17일 무심천 탐조 (1) | 2024.02.06 |
2023년 3월 16일 탐조 (0) | 2024.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