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utterboks and Trunksnouts
6,500만 년기, 적도 왈테리아 산맥의 울창한 온대 고원에서 드라마틱한 장면이 펼쳐집니다. 두 기이하고 다채로운 생명 –육식성 비바와 초식성 친척-들이 생존을 위한 경주를 펼치는 것이죠.
두 종 모두 성적이형성을 띄어 수컷이 훨씬 화려하며, 날씬한 몸체와 긴 다리로 인해 장거리 달리기에 특화되었기에 그 결과는 전적으로 우연에 달려있습니다.
먹잇감은 원시적인 세릴로프 계통인 팔랑영양새(Flutterbok)으로, 성적이형성이 뚜렷해 수컷은 다채로운 색상의 긴 깃털을 가진 반면 암컷은 수수한 색상에 짧은 날개와 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뚜렷한 성적이형성이 나타난 이유는 여러 암컷을 거느리는 수컷들 사이에서 화려한 깃털과 정교한 춤을 통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팔랑영양새는 키가 큰 풀과 해바라기 나무, 민들레 관목 등을 먹는 브라우저로 이를 위해 잘 발달한 저작능력과 먹이를 담을 수 있는 넓은 뺨을 보유한 작게 축소된 부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포식자 역시 세릴로프지만 전혀 다른 생태지위를 가지도록 진화했습니다. 비바에게서 탄생한 세 번째 육식동물 계통군은 대왕코새(Trunksnout)으로, 외형은 우스꽝스럽지만 매우 교활하고 철저한 육식동물입니다.
뺨이 발달해 있지 않은 원시적인 밴시와 달리 이들은 뺨이 발달한 뒤 초식동물 조상으로부터 분기되었습니다. 또한 수컷들은 부리 위쪽에 부풀릴 수 있는 구조물이 있어 울음소리를 증폭시키거나 구애할 때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이들 고유의 혀 턱은 잘 발달되어 있으며 비바들 중 가장 전문화된 각질 이빨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특징적인 점은 혀와 위턱 양쪽에 위치한 육식위치(僞齒)로, 고기를 자르고 씹을 때 효과적으로 작동합니다.
검치대왕코새(Sabertooth trunksnout)라는 종은 ‘검치’를 사냥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수컷들과의 싸움에만 사용합니다. 이는 부리 구조물이나 골축(骨軸)과 마찬가지로 수컷들에게만 존재합니다.
대왕코새는 사회성이 강하며 한 쌍에서 작은 무리가 협력해 사냥하며 이런 경우에는 지구력을 통해 먹잇감을 지치게 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뾰족한 갈고리 모양 부리와 턱의 골조직이 변형된 ‘이빨’로 먹이의 기관지를 으스러트려 죽이지만, 일단 먹이를 제압하면 생사를 확인하지 않고 먹기 시작합니다.
비록 이들이 다른 종류의 날지 못하는 대형 조류들도 사냥할 수 있지만, 주식은 여전히 작은 동물과 사체입니다.
대왕코새는 기회주의적 포식자이며, 소화기관의 길이가 매우 짧아 초식에는 부적합하지만 여전히 기회가 되면 특정 씨앗과 과일을 섭취합니다.
대왕코새의 육식은 기초세 말기 4천~4천 5백만년기에 처음 진화했는데, 이때는 뺨을 가진 세릴로프가 막 분화한 시점이었습니다. 턱의 형태를 봤을 때 이들은 수생 식물을 섭취하다가 수생 동물, 그 후 천만 년 이내에 육상동물 먹이에 빠르게 적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의 ‘이빨’은 가재나 담수 무척추동물의 껍데기를 부수는 데 사용되던 구조물에서 기원했으며, 이후 빠르게 진화해 남북으로 퍼지면서 높은 수준의 진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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