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rds of the Thermocene
계절새의 새들
카나리아가 세리나에 들어온 지 1억 년이 지났습니다. 새들은 새로운 세계에서 진출 가능한 거의 모든 생태지위 –지상 최대의 초식동물부터 바다의 거인까지-를 차지하도록 진화했습니다. 대부분의 현존하는 비바들은 어미의 체내에서 알이 부화하며 새끼와 난각 조각이 동시에 몸 밖으로 나옵니다.
작열세의 가장 거대한 육지동물들 중 일부는 오르니테레스(Ornitheres)로 알려진 거대 세릴로프 계통입니다. 이들은 계절세에 평원에 서식하던 초식 조류의 후손으로, 입술이 있는 이들은 키 20피트에 기린과 비슷한 체중으로 성장하며, 후장발효(Hindgut fermentation)를 통해 먹이를 소화시키는 대형 초식동물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특정 먹이에 전문화된 다른 소형종 비바들에 비해 훨씬 다양한 식물을 먹습니다.
다른 세릴포프와 마찬가지로 이들의 부리는 설치류의 앞니보다 조금 더 작아서 나뭇가지를 자르기 위해 항상 날카롭게 유지되고 지나치게 자라지 않도록 합니다.
또한 오르니테레스는 고도로 특화된 유사 치아를 가지고 있는데, 다른 비바들과 마찬가지로 입천장의 각질판과 유연한 혀에서 돋아난 가시가 변형된 것입니다.
하지만 오르니테레스 계통에서 이런 유사 치아 구조물은 오래전 조류가 상실한 진짜 ‘이빨’과 매우 비슷하게 변했습니다. 이 유사 치아는 대부분 무기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법랑질로 덮여 있지만 완벽하게 똑같은 구조는 아닙니다. 진짜 이빨을 가진 동물들과 달리 오르니테레스의 이빨은 사용하면서 닳아 없어지는 대신 뿌리에서부터 계속 자라나며 죽을 때까지 생장합니다.
오르니테레스는 이빨로 덮힌, 커다란 모루 같은 혀를 윗턱의 어금니에 대고 가는 식으로 음식을 씹습니다.
대부분의 세릴로프는 위아래 턱 모두에 엄니가 한 세트씩 있으며, 주로 방어용으로 사용되지만 일부 종들에게는 송곳니처럼 살점을 뜯어내는 용도로 쓰입니다. 세릴로프 중에는 더 이상 초식성이 아닌 종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르니테레스는 초기 세릴로프의 코연골주머니(Nasal sac)가 발달한 커다란 주둥이를 가지고 있는데, 조류에게는 매우 이질적인 모습이지만 매우 뛰어난 후각을 가지게 됨으로서 장거리를 이동하면서 이들을 매개로 씨앗을 뿌리는 다양한 열매와 같은 제철 먹이를 찾을 수 있게 해 줍니다.
세릴로프는 장다리세린 같은 다른 대형 조류들과 달리 모래주머니에서 먹이를 분쇄하지 않고 입에서 직접 먹이를 씹어 삼키는데, 덕분에 씨앗 입장에서는 치아판에 부딪히지 않고 삼켜져서 소화기를 안전하게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위 그림의 해바라기 나무처럼 해바라기, 대나무 같은 다양한 식물들은 커다란 다육질 열매와 씨앗 꼬투리를 생산하는데, 이는 조류를 통해 모체로부터 씨앗을 멀리 보내기 위함입니다. 일반적인 새들을 씨앗 운반자로 사용하는 식물의 열매는 주로 밝은 색상에 (일반적인 조류는 후각이 약하기에) 냄새가 약하지만, 오르니테레스를 씨앗 운반자로 사용하는 식물들의 열매는 밝은 색상이 없는 대신 강한 냄새를 풍깁니다.
작열세 동안 다양한 새들이 교목성 환경에 적응했는데, 이중에는 과거부터 비행 능력을 포기하고 조상의 생태지위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분화한 비바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러 계통의 비바들이 지상을 떠나 캐노피로 진출했는데, 앵무새를 닮은 스크램블러(Scrambler, 그림 오른쪽 위)는 갈고리부리와 큰 엄지발톱, 발가락 세 개 중 두 번째가 뒤쪽으로 돌아간 2전지형발(3전지형발 –Anisodactyl-을 변형)을 가졌으며, 열대우림의 캐노피를 기어다니며 과일과 견과류를 먹습니다.
이들은 날지 못하지만, 발판을 잃었을 때 떨어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을 정도의 깃털을 날개에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세릴로프와 달리 완전한 난태생은 아니며, 새끼가 부화하기 하루이틀 전에 알을 낳습니다.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나무를 오를 수 있지만, 부모와 함께 1년 정도 머물면서 생존 기술을 익히는데 어릴 때는 종종 부모의 등에 올라타기도 합니다.
다른 비바들은 전혀 다른 모습과 생태 지위를 가지고 나무로 향했습니다.
커다란 해바라기 나무 아래쪽에 붙어있는 특이한 새는 케쿠(Keku)로, 머리의 노란색 우관(羽冠)을 제외하면 전신이 깃털 대신 짧은 털로 덮여있습니다.
케쿠는 깃털 달린 날개를 대신해 새로운 이동 수단을 발전시켰습니다. 이들은 큰 발톱이 달린 뒷다리와 두 개의 발톱이 달린 짧은 앞발을 연결하는 피부막, 두 번째와 세 번째 손가락이 융합되어 만들어진 새로운 발톱을 이용해서 나무껍질을 잡고 능숙히 오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비록 날지는 못하지만, 피부막을 통해 나무 사이를 활강할 수 있으며 (딱따구리와 비슷하게) 빠른 속도로 나무를 쪼아대며 나무껍질 아래에서 먹이인 벌레를 찾아냅니다.
스크램블러와 마찬가지로 케쿠도 부화 며칠 전에 나무구멍에 알을 낳고 몇 달 동안 육아하는데, 새끼들은 태어나자마자 나무를 타고 올라갈 수는 있지만 먹이활동 방법을 배우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림의 왼쪽 상단에서는 특히 기괴한 모습을 한 교목성 조류 한 쌍을 볼 수 있습니다. 큰 발톱이 달린 날개와 넓게 벌려지는 뒷다리, 나뭇가지를 잡기에 적합한 긴 발가락을 가진 이들은 머크(Muck)로, 스크램블러를 닮았지만 실제로는 거대한 장다리세린, 그 중에서도 산악지대에서 살아가던 나리벡스의 후손입니다. 머크는 조상종이 가지고 있던 느린 신진대사를 더욱 발전시킨 결과 덩치가 훨씬 작아졌습니다. 머크는 스스로 체온을 조절할 수 없는 최초의 외온성 조류로, 주변 환경에 체온 조절을 완전히 위임한 대신 다른 새들보다 훨씬 영양가가 낮고 양이 적은 먹이로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온화한 기후에서 살아가는 소형동물에게는 이제 단열 능력이 불필요하며, 작열세에 흔한 고온다습한 열대우림에서 살아가는 머크의 입장에서 깃털은 흡혈 해충들의 은신처가 될 뿐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깃털을 완전히 버리고 새의 다리에서 발견되는 작고 건조한 비늘로 대체했는데, 이는 공룡들이 다리에 가지고 있던, 깃털이 변형된 비늘과 유사한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했습니다.
스크램블러와 달리 머크는 대지족(對指足, 발가락이 두 개씩 앞뒤로 향한 발)을 가지고 있는데, 이 발가락은 머크의 조상들이 계곡의 고산 경사면에서 나무로 생활 터전을 완전히 옮겼을 때 더 길고 반대 방향에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휘어진 손톱도 스크램블러와는 다소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 기관은 엄지손가락이 아닌 손가락 끝에서 형성된 케라틴 덮개(장다리세린 조상들의 방어무기)에서 기원했다.
또한 머크는 먹이를 씹는 능력이 부족해서 부리로 섬유질투성이 먹이를 분쇄한 뒤, 덩치에 비해 거대한 위에서 발효시킵니다.
조상인 나리벡스는 새끼 때 포식자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나무를 올랐지만, 현재의 머크는 이끼로 덮인 열대우림 나무의 껍질과 같은 보호색을 띄며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시간을 보냅니다. 물론 단거리를 순간적으로 뛰어 위험을 피하거나 꽤 멀리까지 도약해 횟대 사이를 오갈 수도 있습니다. 머크는 정글의 개방된 장소에서 따뜻한 흙바닥에 최대 20개의 알을 낳으며, 새끼는 부모의 육아 없이도 혼자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들은 조상과 달리 난관이 세 개로 늘어났기에 번식기 동안 하루에 3개의 알을 낳을 수 있게 되었고, 산란을 위해 암컷이 위험한 지상으로 내려와야 하는 횟수도 하루 한 번에서 20일 동안 6~7회로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열대우림에서 피식자가 된 머크들은 조상에게 물려받은 양안시와 정면을 향한 눈을 잃었습니다. 이들의 눈은 다시 머리 측면으로 돌아가 포식자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좋도록 바뀌었으며, 움직임이 느려지고 도약해야 할 거리도 줄었기에 큰 문제가 아닙니다.
작은 덩치에 긴 다리를 가진 새 한 쌍이 새끼들과 함께 거대한 오르니테레스 밑에서 먹이를 찾고 있습니다. 넓고 납작한 부리를 가진 이 새는 큰 오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사실 작은 두루미 크기로 자라는 장다리세린의 일종입니다.
대형으로 성장하는 근연종이나 머크와 달리 이들은 여전히 알을 품고 새끼를 돌보는 동물로서, 부화 후 몇 개월 동안 성체의 보호를 받는 전사회성 동물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열대, 온대 습지의 가장자리를 따라 헤엄치며 해조류나 작은 수생 무척추동물을 먹지만, 이 그림에 나온 가족들은 대형 동물들이 떨어트린, 평소에는 구할 수 없는 영양분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조류 두 종도 나무 꼭대기에 앉아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비행 능력이 떨어지는 큰 코뿔새를 닮은 잡식성 새가 해바라기 나무의 씨앗을 먹고 있지만, 이 종은 씨앗을 먹이로 삼으며 대형 초식동물과 달리 씨앗을 소화기관에서 완전히 분쇄해 소화시키기 때문에 씨앗을 퍼트리는 데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바로 아래에는 씨앗을 먹는 화려한 새 세 마리가 모여 있습니다. 대형 명금류를 닮았지만 앵무새와 비슷한 특징을 지닌 이 새들은 큰 하악골로 씨앗을 으깨어 먹습니다.
하지만 코뿔새붙이와 달리 이 새들은 나무의 큰 꼬투리를 먹기에는 덩치가 작기에 주로 인근 평야에서 풀씨를 먹고, 숲에서는 휴식을 취합니다.
출처:
https://sites.google.com/site/worldofserina/the-thermocene-75/birds-of-the-thermocene
'세리나 - 새들의 세계 > 작열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리나: 새들의 세계 - 1억년 기 - 후피(厚皮)세레스트라이더 (0) | 2024.09.09 |
---|---|
세리나: 새들의 세계 - 1억년 기 - 위조각류(僞鳥脚類) 세릴로프 (2) | 2024.09.06 |
세리나: 새들의 세계 - 1억년 기 - 도골(盜骨) (3) | 2024.09.03 |
세리나: 새들의 세계 - 1억년 기 - 트리벳 (3) | 2024.09.02 |
세리나: 새들의 세계 - 작열세 (0) | 2024.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