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녹색 달에 첫 카나리아들이 이주한 이후 5,000만 년이 흘렀습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아득한 세월이 흐르면서 현재는 우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의, 장대한 생명들의 세계가 만들어졌습니다.
카나리아 아담과 이브의 모든 후손들은 오늘날 세리나의 육해공을 정복하며, 다른 사지동물이 없는 세계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방식으로 생태적 지위들을 차지했습니다.
5,000만년기 의 세리나에서 가장 생태적 전문화가 이루어진 계통군 중 하나는 블룬(Bloon)입니다. 이들은 몸길이 18미터, 체중 6.8톤까지 자라는 거대한 초식성 바다 거인으로, 세리나의 열대 해역에서 바다소의 생태 지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바다숲을 돌아다니며 하루에 1,000파운드에 달하는 켈프와 해초를 먹어치웁니다. 이들은 너무 무거워서 물 밖으로 나갈 수 없고, 거의 퇴화해 미단골(尾端骨)에 융합된 뒷다리 대신 날개로 헤엄치며 평생을 바닷속에서 보냅니다. 이들은 다른 새들과 마찬가지로 바닷속에서 오랫동안 잠겨있을 수 없는, 단단한 석회질 껍데기의 알을 낳지만, 구강육아를 통해 상륙하지 않고도 알들을 바다에서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구강육아는 입 안에서 알과 새끼를 양육함으로서 포식자의 공격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는 번식방법으로, 어류에게서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으며 일부 사지동물들도 이 육아방법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조류에서는 블룬이 최초입니다. 블룬과 그 근연종들의 구강육아는 이들의 조상이자 안치스칸 범람원에 살던 듀갈의 후손, 펠리카나리아들의 습성에서 기원한 것입니다. 3천만 년 전 날지 못하던 이들은 새끼들을 부리주머니에 넣어 안전하게 지키고 따뜻한 온도를 유지했습니다. 포유류나 악어와 달리 조류에게서는 구강육아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런 습성이 점차 보편화되면서 새끼뿐 아니라 알을 직접 부리주머니에 넣는 방법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경쟁에서 밀린 나머지 육지에서 점점 멀리 떨어진 곳에서, 논병아리처럼 불안정한 식물 재질의 둥지를 틀던 바닷새들에게 이런 번식 방법이 매우 유리하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조금만 흔들려도 알이 물 속으로 굴러가버릴 가능성이 높아 짧은 시간 동안 침수되어도 견딜 수 있는 알들이 자연선택 되었고, 이 과정에서 크고 강한 부력이 생기는 공기주머니, 방수성이 강한 밀랍 같은 알껍데기가 생겨났습니다. 성체들은 현재의 새들과 달리 알이 둥지 밖으로 굴러나가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알임을 인식할 수 있게 되었으며,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굴러나간 알을 둥지로 돌려놓게 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알 회수 습성이 점점 발달하면서 어미새의 구강 구조는 알과 새끼새를 운반하기 적합한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게다가 어식성 조류 중 한 부류는 덩치가 너무 커서 부상 둥지에 쉽게 앉을 수 없게 되자 대신 부드러운 깃털이 깔린 등 위에서 하나씩만 알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수상 환경에서도 알의 발생 과정에서 안전, 온기, 습기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암수가 번갈아 가며 알을 등에 올리고, 고개를 뒤로 돌려서 목주머니 아랫부분에 위치한 따뜻하고 부드러운 피부로 알을 덮어주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효과적이었지만, 알의 안전을 위해서는 물이 잔잔한 번식지가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어 머지않아 한 무리가 항상 목주머니에서 알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부화기간 동안 부모의 행동이 더 자유로워졌고, 포식자로부터 알을 완전히 숨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들은 암수가 알을 직접 주고받는 대신 한쪽이 알을 물에 내려놓으면 다른 쪽이 재빨리 물에서 건져내 목주머니에 품는 식으로, 부화기간 동안에도 효과적으로 먹이를 먹고 포식자를 경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알이 점점 커지고 목의 지방과 조직으로 보호받게 된 결과 웬만해서는 깨지지 않게 되었으며, 성체의 목이 부러질 정도의 충격이 아니라면 알도 타격을 입지 않을 것입니다.

별빛펠리카나리아 (Starry Pelecarrier) |
Canistrhynchos maculatus (점박이 바구니부리) |
기초세 초기 | 이 종은 식물 줄기로 만든 부상성 둥지에서 알을 낳고 뒷다리 아래에 두고 품습니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 알과 새끼를 입에 넣어 옮깁니다. |
펠루가 (Peluga) |
Gulodicula longiops (긴 얼굴의 담요 목구멍) |
기초세 중기 | 이 종은 등과 목주머니 사이에 알을 두고 키웁니다. |
원시고래새 (Primal Birdwhale) |
Cetaceornis primigenius (최초의 고래새) |
기초세 후기 | 이 종은 물은 산소가 공급되는 방수 목주머니 안에 알을 완전히 넣고 키웁니다. |
성체가 수면으로 올라와 숨을 쉴 때마다 알은 산소를 공급받고 몸 속에서 적당한 온기와 습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블룬의 조상들은 그 조상들처럼 땅 위에 둥지를 짓지 않고도 알들을 안전하게 부화시킬 수 있는 우회로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새끼가 스스로 부화하기에는 알껍데기가 너무 두꺼워 새끼새는 부화 준비가 되면 부리 끝에 위치한 난치(卵齒)를 이용해서 어미에게 알을 조심해서 깨달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블룬은 조숙성이지만 큰 덩치와 보호적인 성격 때문에 태어나서 몇 년 동안은 부모의 보호를 받습니다. 성체는 1년에 3번의 클러치를 가질 수 있고, 새끼들이 바로 독립하지 않기에 한 번에 여섯 마리 이상의 새끼들로 구성된, 더 다양한 연령대의 클러치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성체 블룬들은 종종 무리지어 다니며 얕은 연안에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포식자로부터 서로의 새끼를 보호합니다.
블룬 무리는 조직성이 거의 없지만 일부일처제를 평생 유지하며 먹이가 풍부한 지역, 특히 비옥한 해안선에서는 수백~수천 마리 단위로 모여 살기도 합니다.
블룬은 이 시대에서 목(目)에 속한 계통들 중 가장 생태적 전문화가 이루어진 종으로서, 어식서에서 거위와 같은 톱니 모양 부리로 녹색식물과 조류, 무척추동물을 주식으로 먹도록 진화했습니다.
블룬의 친척 대부분은 여전히 육식성으로, 작게는 물고기나 해양 무척추동물부터 큰 바다새나 블룬까지도 사냥합니다.
비록 이들이 해부학적 구조, 크기, 생태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이지만 모두 구중육아 방식을 공유합니다.
육아는 공동으로 이루어지는데, 한 쌍이 하루에 두 번씩 먹이를 가져오면 다른 한 쌍은 수면 근처에서 쉬면서 새끼들에게 차분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블룬은 깃털이 거의 없으며, 체표면은 몇 mm에 불과한 솜털로 덮여있기에 깃털 대신 지방층으로 체온을 유지합니다.

출처:
https://sites.google.com/site/worldofserina/the-cryocene-50---75-million-years/bloons
Serina: A Natural History of the World of Birds - Bloons
Fifty million years have passed on the small green moon of Serina since the first canaries were set free upon the land. In these long intervening years, a world was built from the barest of foundations to a diverse pallet of life today unmatched anywhere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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