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나: 새들의 세계 - 1억년 기 - 협력과 배신

A Mutually Beneficial Arrangement... and a Cheater

돕는 자와 속이는 자

 

작열세의 세리나 바다에서는 수백만 종의 물고기들이 따뜻하고 풍요로운, 얕은 바다에서 번성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서로 먹고 먹히며 상호작용을 하고 있지만 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부는 공생 관계로서 서로에게 이익을 주기도 합니다.

 

 

구피의 매우 특이한 후손인 폴카도트 플립조(Polkadot flipjaw)가 대표적입니다. 이 물고기는 사람의 팔 길이(약 76.7cm) 정도로 자라며 굴피(Gulpy) 같은 대형 소드웨일을 상대로 편리공생 내지는 상리공생 관계를 맺습니다.

플립조의 입은 머리 위쪽으로 이동했으며, 흡입 능력을 발전시켜 더 큰 물고기의 복부에 달라붙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플립조는 이렇게 큰 물고기에 무임승차해 외해를 편하게 누비다가 숙주가 먹이를 먹을 때 떨어져나와 잔반을 처리합니다.

하지만 플립조가 단순한 식객은 아닌데, 이들은 숙주의 피부에서 조류(藻類)와 무척추동물 기생충을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때문에 기가돈 같은 상위 포식자들도 플립조가 자신의 배에 붙어 잔반을 먹는 것을 허락하는 대신 기생충 제거 서비스를 받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숙주에 달라붙는 물고기가 모두 유익한 것은 아닙니다. 플립조 무리에 섞여있는 사기꾼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형 소드웨일의 복부에 붙어 있는 플립조 무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끔 가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물고기는 플립조와 비슷한 점박이 무늬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스니플립스(deceptive sniplips)라는 물고기로, 플립조와는 근연관계가 먼 소형 소드웨일입니다. 이 물고기를 플립조와 구별하는 건 어렵지만 큰 차이점이 있는데, 스니플립스는 몸을 뒤집고 헤엄치다가 숙주 물고기의 배에 거꾸로 달라붙은 뒤 살점을 뜯어먹습니다.

 

스니플립스가 플립조를 모방한 방식은 완전히 수렴적이면서도 정반대입니다.

스니플립스는 몸을 뒤집은 상태에서 플립조를 모방하기 위해 등지느러미의 두 개의 가시로 가슴지느러미를, 가슴지느러미를 합쳐서 등지느러미를 흉내냅니다.
심지어 등지느러미 뒤쪽의 짧은 가시를 통해 수컷 플립조의 고노포디움도 모방합니다.

 

스니플립스는 플립조와 너무 비슷하게 진화한 탓에 숙주인 대형어들은 이들을 구별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행동은 정반대라서 숙주의 건강을 보조하는 플립조와 달리 스니플립스는 두 개의 가위 같은 이빨로 피부와 살을 잘라내면서 상처를 내고 숙주의 건강을 악화시킵니다. 이 속임수를 쓰려면 플립조가 스니플립스보다 훨씬 많아야 하며, 때문에 스니플립스는 대량으로 번식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수가 적은 대신 온화한 생물들 사이에 은신함으로서 이들은 사기꾼 도둑으로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생태 지위를 얻게 되었습니다.

 

 

 

 

 

프레포스테로그나투스 마쿨라투스	인시수라비덴스 시코판투스
Praeposterognathus maculatus (점이 있는, 거꾸로 뒤집힌 턱)	Incisurabidens sycophantus (두 개의 절치(絶齒)를 가진 기만자)

 

 

 

 

출처:

https://sites.google.com/site/worldofserina/the-thermocene-75/a-mutually-beneficial-arrangement-and-a-cheater

Serina: A Natural History of the World of Birds - A Mutually Beneficial Arrangement... and a Che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