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나: 새들의 세계 - 1억년 기 - 바다 최강의 방패, 그럼퍼스

Master of Defense: The Lumphead Grumpus

방어의 달인: 럼프헤드 그럼퍼스

 

모든 소드웨일이 화려한 무늬를 가지고 외해에서 생활하지는 않으며, 일부 종들은 전혀 다른 진화의 길을 걸었습니다.

 

1억년기, 세리나 북극의 가장 깊고 차가운 바다에서 살아가는 대형 소드웨일 중 하나는 매우 기이한 존재로, 조상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전혀 다른 진화 경로를 거친 생물입니다.

가시투성이 럼프헤드 그럼퍼스(Lumphead Grumpus)가 그것으로, 몸길이 14피트(약 4.3m)에 3천 파운드(약 1.36톤)에 달합니다.

 

마스세팔라 이라칸디아 (Masscephala irracundia, 화가 난 혹투성이 머리)

 

럼프헤드 그럼퍼스는 기가돈이나 다른 외양성 소드웨일처럼 계절세 후기 연안에 살던 작은 조상으로부터 기원했지만 그리 가까운 유연관계는 아닙니다. 이들은 친척들처럼 외양 표층을 빠르게 헤엄치는 대신 해저면에서 천천히 돌아다니는 데 특화되었습니다.

럼프헤드 그럼퍼스는 패류 전문 사냥꾼으로 튼튼한 턱과 둥근 이빨로 해저면에서 조개와 고둥을 찾아내 부숴 먹습니다.

이들은 해저면 가까이에서 천천히 유영하는 과정에서 퇴적물을 일으켜 스스로의 시야를 차단하기도 하지만, 촉각을 통해 먹이를 찾기에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들의 조상들은 지느러미에 달린 극조(Ray)를 통해 모래 속에서 먹이를 찾았으며, 시간이 지나자 지느러미에서 기원한 두 극조는 독립적으로 회전할 수 있는, 긴 막대와 같은 형태로 변형되어 칠흑 같은 밤에도 먹이를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야행성 특성과 단독생활 습성 덕분에 체색은 위장에 적합하도록 얼룩덜룩하게 변했으며, 큰 덩치와 두꺼운 비늘, 영역을 지키는 습성을 통해 위험을 피합니다.

 

 

하지만 다른 소드웨일들이 대형 포식자로 진화하면서 이런 특성만으로는 방어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럼퍼스는 기가돈의 초기 조상들에게 느리고 약한 먹잇감이 되었으며, 기가돈들은 그럼퍼스를 뒤집어 비늘이 약한 복부를 노리는 방법을 빠르게 습득했습니다. 이렇게 두 종은 군비경쟁에 들어가 서로의 전략을 무너트리기 위한 전술을 발전시켰고, 오늘날 승자는 뜻밖에도 그럼퍼스가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길게 연장되었던 그럼퍼스의 가슴지느러미는 두껍고 날카롭게 구부러지면서 포식자의 눈과 아가미를 노릴 수 있는 무기가 되었습으며, 거의 360도까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집단공격에도 대처할 수 있습니다.

등지느러미의 1번 극조는 복제 과정에서의 돌연변이 결과 다섯 번째 움직이는 무기로 진화했으며, 복부 가시와 비슷한 형태로 변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꼬리에 갑옷처럼 발달한, 두꺼운 각질 구조물은 포식자들이 그럼퍼스를 뒤집어 배를 공격할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때문에 기가돈의 조상들은 더 쉬운 먹이를 노리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고, 현재 성체 그럼퍼스는 포식자의 위협을 거의 받지 않습니다.

설령 공격을 받더라도 바닥에 내려가서 큰 갈고리 모양 가시를 펼치면 더 이상 공격받지 않습니다.

 

 

그럼퍼스의 새끼는 다른 소드웨일들처럼 비교적 크게 태어나지만, 기가돈 같은 다른 대형 포식자들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부모의 돌봄을 받습니다.

보통 한 번에 한 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새끼는 생후 2년 동안 부모와 가까이 지내며 포식자들로부터 보호를 받습니다. 이는 어류 중 가장 길고 복잡한 부자관계 중 하나입니다.

이들의 성적 성숙은 매우 느려서 암컷은 30살이 되어야 비로소 짝짓기를 하지만, 뛰어난 방어력 덕분에 최대 100년까지 살 수 있습니다.

 

 

출처:

https://sites.google.com/site/worldofserina/the-thermocene-75/master-of-defense-the-grumpus

Serina: A Natural History of the World of Birds - Master of Defense: The Grumpus